겨울 비가 온다.

집을 나선지가 이틀 째다.

 

왠지 겨울 빗속 산행은 이젠 자꾸만 망설여 진다.

예전엔 그런 생각 안 했었는데..

어느새 나이를 실감 하게 된다.

 

하루 종일 빗 속에서의 산행에도  서글프다는 생각은 안 했었다

ㅎ~~ 그래도 이대로 물러 설순 없다.

먼 거리를 달려 여기까지 왔는데...

 

우비를 대강 갖추고 서둘러 산으로 올라가 본다.

막상 도착해 작업을 해 보니 땅이 얼어있고 비가와서  작업이 힘들다.

살살 작업을 해본다 .ㅎ 약초 뿌리가  언 상태에선 얼어서 부서지고 자꾸만 깨진다.

 

거기다가 자동 카메라는 유난히 까다롭다.

조금만 흔들려도 렌즈 에러가 난다

 

우짜란 말인가.

난 도데체 기계에는 약하다 . 

 

손은 시려 오는데...

한번 에러가  난 카메라는 다시  자료를 얻을수가 없다.

 

좋은 방법이 없을까.?

한번 A S를  보내면 다시 찾는데 시간이 많이  걸릴때가 많다. 

 

나같은 사람은 늘 카메라를 지니고 다녀야 하는 입장에선 여간 아쉬운게 아니다.

늘 흙 묻은 손으로 작동을 하다보니 고장나기가 일쑤다.

 

자료 없이 아쉬운 마음으로 집으로 향하고....

 

집에 도착해서 문을 여는 순간~ 안에서 훈훈한 훈기가 나를 맞는다.

이 순간  사람 사는 느낌이 들며 행복해 진다.

 

왼종일 산속에서 허기로 지쳐있던 몸이라...

따듯한 아랫목이 그리운 것이다. 

 

앙상한 겨울 산 자락은 늘 쓸쓸한 느낌 마져 감도는데...

산 속을 헤매고 다니는 내가 가장 그리운게 있다면...

역시 따뜻한 아랫목이 아닐까 싶다.

 

겨울철 도라지와 산 더덕과 만나기 위해 산을 헤매이며.

서늘한 김밥 한 조각과 방금 캔 산 더덕을 반찬 삼아 한입 깨문다.

 

그래도 가끔 보기 드문 대물을 보게 되면 하루의 피로도 싹~~

가시는걸 보면 난 역시 산꾼이다.

 

겨울 산은 하루 해가 짧아서 서두르지 않으면 안된다

어렵지만 행복하고 보람된 산행이었다.

 

늘  감사하며 살아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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