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내 생애에 있어 가장 힘들고 수치 스럽기까지 한  하루였다.

 

몆일간 봄비가 오락가락 하는 통에 산행도 그럭저럭 날씨에 맞추고 있었던 터다.

간밤에 잠을  잘못 잔 탓에 어깨가 많이 결려서 숨쉬기 조차 힘이들어...

 

먼데서 손님이 오신다는 연락을 받고 역에서 만나 함께 팔공산 자락에 찜질하러 갔다.

막 도착 하는데 옛 동료였던  친구 한테서 전화가 온다.

 

숨이 넘어갈듯 급하다는 연락과 함께 빨리 시내 사무실로 무조건 오란다.

 

이야기인 즉.  

개발특구지역에 18층짜리 아파트가 들어서고 그옆 자투리 땅이 있는데..

 

너무나 좋은 조건이라 급매가 되기에 서두르지 않으면 놓치기에 시간을 다투는 일이란다.

순간 눈이 확뜨인다.

 

내 땅 한평없는 나의 현실에서 17평의 노른자위땅이란 그야말로 꿈인 것이다.

크게 무리를 하지 않고 좋은 조건으로 얻을수 있다는 기쁨에 한없이 들떴었다.

 

하는수 없이  내 손님까지 모시고  간 자리에는 큰 빌딩안의 잘 치장된 사무실은 보기에도 대단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듯 보였다. 

 

자리에 안내되어 기다리니 친구와 어떤 풍체좋은 여자가 들어오며 한아름 서류를 들고 와서는 알아듣도 못하는 설명들을 늘어 놓으며 자신이 책임진다는 말과 함께 17평에 대한 것 말고도 몆십평의 땅을 조금 무리를 해서라도 지금이 적기라며 투자를 하라한다.

 

그땐 잠시 나도 그럴듯해서 무리를 해 볼까도 싶어 마음이 많이 흔들렸다 .

그리 좋은 곳이라면 무리를 해서라도 굳이 마다할 사람 어디 있겠는가.

 

아파트 옆 자투리 땅이라면 나에게는 딱 맞는 맞춤형 자리가 될것이다.

헌데, 미심쩍은 데가 있어 그리좋은 땅이라면 굳이 나한테 까지 올것이 있겠냐고 하니

자기네 들은 이미 구입을 한 뒤라 여유 자금이 바닥난 상태란다

 

그래서 꼭 필요 할것만 같은 작은 땅이고 해서 나에게 연락을  급히 한거란다. 

한껏 부풀어 거기서 시키는데로 싸인에 지장을 찍고 난뒤 땅을 직접 봐야겠다며 가보자니 볼것도 없다 한다

 

확실한 투자가 될것이며 내가 꿈꾸는 자리가 될것 이라고도 했다.

즉석에서 읽어보지도 못한 서류를 내어 놓으며 작성을 권한다.

 

함께 동석했던 나의 손님도 그속에서 그리 안할사람이 없었을 것이다, 라고 한다.

 

그리고는 꼭 내 땅을 눈으로 봐야 한다고 하니 작은 땅이니 굳이 가지 않고 다들 계약을 한다하며...계약금 부터 바로 입금을 시키라는데...

 

무척많은 돈을 임금하라 한다.

난 조금은 미심쩍고 걱정이 되는 터라 줄여서 200만원만 입금 한다 하고 은행으로 내려가니 친구가 따라 붙는다.

 

무통장 입금 확인하고 친구가 전화로 입금 보고를 한다.

그리고 내가 굳이  내땅을 꼭이 눈으로 확인하고 봐야 한다고 했기에  땅을 보러 나섰는데...

 

굳이 그 여자와 다른 남자 직원과 친구와 함께  따라 나서며....

작은 땅은 동행을 않는다며 최소 70평이 되야 비로소 현장에 가서 보여 준다고 한다. 

 

난 친구 한명만 동행하면 된다고 하며 사양했지만 그들은 큰 인심쓰듯 따라 나선다.  

내려가는 내내 자기 자랑을 해대며 더 많은 땅을 무리를 해서라도 사 놓으면 큰돈이 된다며 부추긴다.

 

땅이 있는곳으로 내려가는데  .. 

근데. 굳이 그여자와 다른 남자직원이 함께 동행한 이유를 늦게야 알았다.

 

얘기가 잘되면  남은 땅도 모두 떠맞겨 처분 하리라 생각 했던 것이다.

아침부터 홀린 하루는 그렇게 시간이 가고 드뎌 현장에 도착을 했다는데...

보기에도 전망이 좋은 곳으로 인도했고 난 고무됐다.

 

그래서 난 내땅이 어디냐고 물으니 저쪽 뒷쪽 이라고 하며 다른데로 돌아  데려간다.

큰길에서 보이는 산자락 안쪽 한곳을 가리키며 저기 안쪽이라 한다.

 

한눈에 보기에도 주위에 산소가 몆구  들러 있고 그 옆 쪽이라 해서 나는 성큼성큼 그쪽으로 발을 옮겼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는 그곳은 비릿한 내음까지 난다.

 

입구에서 들어가 보니 안쪽으론 빈집이 두어채 있고 주위가 영 비위에 거슬린다.

빈집 안에서 때묻은 개가 한마리 나와 짖는다.

 

내 걸음이 빠르다며 남자직원이 뒤따른다. 

 

어디쯤 이냐고 다그치니 제일 구석진 한곳을 가리키며...

저 둘레쯤이라 하며 손으로 가리킨다.

 

한쪽 구석 안 앞쪽 으로는  산소가 있고 언덕배기 인데. 

아래로는 들어갈수 조차 없는  그런 그 옆둘레라 한다

 

이거 낭패다.

난 기가 막혀 그만 말을 잊고 말았다.

 

이제야 모든걸 알것 같다.

너무 급히 서둘러 대며 꼼짝 못하게 하고선 서류부터 작성한 짓을....

 

말없이 돌아 나오며 그때서야 내 고향 친구의 조언이 생각난다,

난 뒤로 쳐지며 내고향 친구한테 전화를 걸었다

 

앞서 가던 직원이 뒷걸음 치며 눈치를 살핀다.

함께 동행했던 나의 손님에게 조차 얘기할 틈을 주지 않는다.

 

고향 친구는 깜짝 놀라며 도대체 누구의 소개냐고 소리친다.

절대 안될 일이라고 하면서 펄쩍 뛴다.

 

난 더 답답해 져 온다.

올라오면서 말수가 없어진 나를보며 얘써 말을 시킨다.

 

중간에 휴게소엘 들러 볼일보러 간 사이 잠시 나의  손님과 얘길 나누는데..

나의 손님 왈" 이건 아무것도 아니다" 라고 한다.

 

속은 것이라고....

 

세상에 믿을 사람 없다지만 ..

이렇게 마른 하늘에 날 벼락을 맞다니...

 

세상에 속일 사람없어 나 같이 궁한 사람을 속이는지....

 

땅을 사서 쪼갠 다음 이미 다 올라간 금액을 받아 넣고.

그것도  개인이 권리 행사를 할수도 없는 형편의 땅이었다.

 

땅을 가지고 쪼깨서 팔기에 난 그17평에서도 개인이 소유할수도 없다.

 그땅 전체에서 17평 지분만을 지니는 형태다.

 

참  기가 막힐 노릇이 아닐수 없다.

넉넉한 사람들 이라면 없는듯 그냥 두면 이다음에 땅값이 오르고 신도시가 들어오고 하면 되겠지만  나의 형편으로 어림없다.

 

아까 내려 오면서도 난 곧바로 이곳 땅을 이용 할것이라 했을때 쓸수 있다고 했었다.

잠시 꿈에 부풀어 허둥댔던 내가 밉다.

 

왜 세상을 볼줄을 모르는지.

 

하기사 속이려고 마음먹고 덤비는데...

내가 무엇으로 막아 내겠는가.

 

오늘 하루가 추악한 악마를 보는듯 한  날이다.

난 이일을 어찌 해결해야 할지 난감하다.

 

속은 맘은 온통 상처가 되어 쑤셔온다.

몆몆분의 자문으로 어렵겠다는 결론을 얻었다

 

잠시 잘못 된 생각 때문에 200만원이라는 돈이 공중분해 됐다.

열심히 성실하게 살아 가고픈 나의 작은 소망이 한순간 구멍이 난다.

 

이젠 전화도 안받는다.

법으로 하자 없다며 법대로 하란다.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당한다 더니 내가 그 꼴이다.

세상 살이를 몰라도 한참 모르는 바보같은 나다.

 

이기록은 남기고 싶지 않지만 싫어도 내 삶의 한 기록 이기에 남긴다.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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