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식
참으로 오랜만에 일이라는 짐을 내려놓고 본의든 타의든 모처럼 시간을 내려놓는다.
그동안 무지하리 만큼 앞만보고 달렸기에 지금 이런 시간이 온 것이다,
야생은 재배와는 달리 이름 그대로 거칠고 손질 꺼리도 배가 된다.
사실 약초를 채취 하거나 캘때는 장갑을 끼고 작업 하지만. 뒷 손질은 거의 장갑을
끼지 않는 편이다.
캐고. 고르고.다듬고.
씻고. 말리고 ...
이 모든 과정들을 거쳐야만 드디어 좋은 약재로 태어난다.
그러다 보니 나의 엄지와 검지 손끝이 닳고 닳아 아리고 스치기만 해도 소름끼쳐....
나름대로 손끝에다 반창고를 드리고 다시 고정하기 위해 손가락을 감아 준다.
하지만 손톱이 닳은 곳은 지그럽고 아리다.
ㅎㅎ 어디가서 손을 내밀기가 쉽지 않다.
온통 반창고로 감아놔서... ㅋ..
에라 몆일간만이라도 일손을 놓아보자
찜질방에서 몆일간을 보내고 나니 조금씩 나아진다.
그런데..
약해져 버린 손톱끝은 자라나오기 전에 자꾸만 부러져 버린다.
사실 난 장사꾼은 못된다
약속된 물건을 보낼때도 언제나 마음이 놓아지 않는걸 보면 난 욕심쟁이인가보다.
혹.
이정도면 괜찮을까?
그분들의 맘에 드실까?
최선을 다 했나?
등등 보내 놓고도 늘 마음이
좌불안석이다.
이런 나를 보고는 아들 왈 ."
너무 정직해서 탈 이다"
아들의 비아냥이다.
융통성 없어 보이는 나를 보고는 하는 말 일거다.
늘 약초 손질을 봐 오면서 느낀 마음이리라.
보는 눈에도 그저 조금은 대강해도 되련만 하는 생각이 든거다.
내리 사흘을 나무 젓가락끝을 뽀족히 깍아서 약초뿌리 사이사이의 불순물을 하나하나 재거하고 솔로 문절러 닦아 내는걸 보고는 하는 말이다.
등과 어깨가 결린다고 했더니 ...
ㅎㅎ 이 모든것이 나의 일이고 일상이다.
대강은 안된다.
약재란 꼭 필요한 사람들에게 중요하게 쓰이기 때문이다.
거칠기만 한 이 손도 몆일을 쉬어주니 조금씩 나아진다.
늘 바쁘게만 살아 왔기에 쉬는 시간들도 무척 행복하다.
몆일씩 흔적이 없으면 모두들 궁금해 하신다.ㅎ~~~
할일 많은 나의 일상은 계절도 없다.
약초꾼이 계절을 가릴 여유가 어디 있겠는가.
사시사철 약초는 채취가 가능하다
단 노력이 뒤따르지 못할 뿐.......
어리버리 1년이란 세월이 후딱 지나가 버리고 가지끝에 달린 마른 잎장 처럼
한 해가 넘어 가고 있다.
그간 우리님들의 사랑만 받아 왔는데..
무엇으로 이 마음을 전할까?
정직한 삶이 곧 보답이라 생각된다.
ㅎ~~ 몆일 일손을 놓았더니 제법 엄지 손톱끝이 길어 나온다.
지문도 없는 손이지만... ㅋㅋ
아직은 얋아진 손톱이라 지리다.
몆일만 더 아끼면 괜찮을것 같다.
거칠고 얼어서 못생긴 나의 손. ㅎ~~미안타.
조금씩은 아끼마.
09.12.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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