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산행을 위해 새벽길을 달린다.
웅장한 바위산 아래에 주차를 하고 올려다 보니...
가을 산자락이 장관이다.
가을산의 단풍들이 손짓을 한다.
취한듯 산에 오른다.
깊은 산 골짜기엔 기온차가 심하다
싸늘한 아침 공기에 정신이 번쩍 든다.
건너쪽 산 자락에서 개 짖는 소리가 들린다.
아마도 민가 외딴집이 있는가 보다.
새벽녘이라 식사를 거른지라...
빵 하나로 요기를 하고 훠이훠이 산모퉁이를 몆개나 돌아 바위산에 올랐다.
경사도가 심한 가을산은 매말라 있어서 마른 나뭇잎은 매우 미끄럽다.
한참을 오르자 정상이 보인다.
시원하게 시야가 트이면서 절로 환호성이 나온다.
멋진 가을산이 계절 속으로 나를 이끈다.
불어오는 바람에 땀을 말리며 다시 산야를 누빈다.
큰 능선을 두개나 넘었는데..볼것이 없다
다시 되돌아 나오며 왠지 서글픔에 콧등이 시큰해 진다.
발 아래엔 심한 경사도로 아찔하다.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스친다.콧등이 시큰하면서 눈물이 난다.
이것저것 혼자 생각하며 지난날을 뒤돌아 본다.
내가 지금 나름대로 잘 살고 있는지.
아님 혹 누구에게라도 잘못한건 없는지?
생각 해 본다.
곰곰히 자신을 되돌아 볼 기회가 된다.
근래 아파트가 오래되어 중앙난방에서 개별 난방으로 전환공사를 하는데..
세간살이가 자리를 잃고 뒹군다.
하루이틀만에 끝이 나는게 아니라 두어달을 잡는데...
일이 연결되지 않고 뛰엄뛰엄 조금씩 해 나간다.
짐정리가 안되니 마음도 좌불안석이다,
빨리 좀 됐으면 한다.
김밥 두줄을 준비해가서 한줄씩 끼니를 나눠 때우고.
다시 헤어져 각자 산행 을 한다.
하산길에도 바위산이라 돌아가기는 멀고 공교롭게도 아침에 산에 오를때 개 짖는
소리가 나는 쪽으로 내려오게 됐는데...
웬지 기분이 영 ~언짢다.
슬금슬금 주위를 살피며 내려오는 도중에 ..
순간 소름이 쫙 끼친다.
허름하고 초최한 한 남자와 마주친것이다.
산속에서의 사람과의 조우함은 짐승들과는 또 다르다.
아직 짐승들을 겁내 본적은 없는데..
사람이 제일 무섭다.
주위엔 컨테이너박스가 있고 개가 두마리에 낡은 트럭도 한대가 있다.
그옆으론 까스레인지 위에서는 냄비가 끓고 있고..
그사람도 혼자이기에 기분이 묘 해지면서 빨리 그곳을 벗어나고 싶었다.
두려움에 슬그머니 말을 걸었다.
여기 사세요?
라고...
예 ..
하며 흘끔흘끔 쳐다본다.
난 괜스레 카메라를 만지며 산행겸 사진 찍으러 왔다고 하고선 사진 몆캇 찍겠노라며
슬금슬금 뒷걸음질 친다.
그남자는 커피를 한잔 하겠냐며 권한다.
원래 커피나 음료를 좋아하지 않던터라....
사양하며...
모퉁이를 돌아 나오는데 진땀이 난다.
새로난 도로까지 나와서야
긴 숨을 몰아쉬며 그제서야 배 고픔에 허기가 느껴진다.
산 기슭 사과밭에선 사과가 익어 있다.
군침이 생기며 한입생각이 절로난다.
함께 산에 올랐던 친구는 해가 져야 내려올 것이다.
그러면 아직 두시간이 남았다.
어쩌랴...
땀에 흠뻑 젓은 옷으로 너무춥고 한기가 돈다.
이빨을 깨물며 햇빛을 찾아 웅크리고 앉았다.
시간을 줄여 보지만 너무 춥다.
일어서서 걷는다.
지나가는차도 없다.
하는수 없이 걷기로하고 터덜터덜 걸어가는데..
뒤에서 차가 온다.
반가움에 손을 들어 무조건 세웠다.
으악~~!!!
아까 그 아저씨다.
깜짝놀라 하마터면 소릴 지를뻔했다.
전혀 내키지 않았지만 타야 했다.
괜스레 어디를 가냐고 너스레를 떨어본다.
긴장은 한가득이다.
한동안 가다가 갑자기 차를세운다.
시동을 끄며 담배를 피워문다.
될수 있는한 시선을 딴데로 돌리며 담담해지려 애쓴다.
그때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린다..
통화내용을 듣고있던 그가 흘끔흘끔 쳐다보며 약간의 시비조로 가게를 하냐고 물었다.
난 아니라고 .
인터넷 을 활용 한다고 했더니 꼬치꼬치 캐 묻는다.
저으기 당황 스럽다.
약초를 해서 병을 다스린다 했더니...
배고픔도 못참으면서 무슨 병을 고치냐고 비아냥이다.
난 목구멍이 포도청이라 그래도 먹어야 살지 않느냐고 반문하고 ...
알고보니 차를 세운곳에서만 통화가 가능했던 모양이다.
전화를 걸어서 통화를 하더니만,, 다시 시동을 걸며. 내려서 걸어가면 마을이 나온다 한다.
차에서 내려서 인사를 하고 다시 걷는다.
왜 그사람이 그리도 무서웠을까.
사실 나에게 위협을 준적도 없었는데..말이다.
참 이상한 일이다.
다시 민가가 있는곳으로 내려오며 배고픔에 먹거리를 찾는다.
가게라고 하나 있었는데...
먼지가 가득 쌓인 과자 몇통과 라면 몆개가 다 이다.
과자 한봉지를 사서 길가 바닥에 퍼질러 앉아서 먹고 있으니..
동네 꼬마가 와서 쳐다본다.
" 나 거지 같지" ??
물어보니"
아니요 "한다.
아마도 그아이의 눈에는 내꼴이 이상했나보다.
길옆 바닥에 쭈그리고 있으려니 다시 한기가 엄습해 온다.
너무 추워 논둑길을 열심히 걸어본다.
길섶에 억새가 눈길을 끈다,
몆컷 담고선 ...
해가 뉘엇할때 가 돼서야 어디냐고 연락이 온다.
에고고~~~ 오늘 하루가 어째 몸도 마음도 피곤한 하루였다
09.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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