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일간의 행사를 마치고 철수 할때도 많은 비가 내렸다.
임시 천막을 둘러서 치른 행사장은 비가오면 그야말로 물 바다가 된다.
미리 일기예보를 보고서는 두꺼운 비닐을 많이 준비를 해서 몆겹으로 깔았지만
무용지물이 됐다.
비를 흠뻑 맞고 짐을 싸는 도중에 전깃불까지 꺼지고 철수를 해 버린다.
컴컴한 밤에 대강대강 후다닥 짐보따리를 싣고 올라와서 다시 물에젖은 짐을 풀어서 다시 재정리를 할려니 서글프다.
철수할때 전깃불을 미리 꺼 버리는바람에 캄캄한 밤에 불도 없이 보따리를 싸자니
적잖이 화가났다.
하는수 없이 차량에 시동을 걸고 마져 싸려니 다시 전깃불이 들어와서 남은 짐을 마져
쌀 수 있었다.
그럭저럭 대강 짐을 다시 내려다 놓고는 잠시 쉬었다. 밤을 새고나니 비는오지 않지만
날씨가 궂어 옥상에다 눅눅해진 약재들을 말리려니 신경이 쓰인다.
선풍기를 돌리고 온통 난리였다.
피곤함도 잊고 일일이 다시 바짝 말려서 보관을 해야한다.
대신 묵은 약재들을 골라내어
다 버리고 다시 준비한 약재들로 채우니 할일 다한것 같이 맘 편하다.
약재는 바로바로 채취해서 쓰는게 최고다. 오래 묵으면 약성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철수 이틀째 날 경주에서 전화가 왔다. 입소문을 듣고 찾은거란다.
약속을 하고 일손에 여념이 없는데 도착 했다는 연락이 왔다.
양손에다 약재를 들고 뒤뚱뒤뚱 길을 건너니 건너편에서 인상좋은 신사분이 환하게
웃으며 맞는다.
이야기인즉 이웃에 사시는 할머니(83세)깨서 속병으로 음식을 드시지를 못하신단다.
또 한분은 이웃에 할아버지께서도 어깨 통증이 심하고 무릎이 안좋아서 역시 약재를 드리려 하신단다.
다들 자식들이 몆씩이나 있지만 찾아 보지도 않는단다.
노인네들이 너무딱해서 손수 약재를 구해서 건너 드리려 한단다.
순간 가슴에 무언가 뜨거움을 느끼며 그분을 다시금 쳐다본다,
요즘 자기 부모도 버리는 세상에 단지 이웃을 하고 사는 인연으로 거금을 들여 약재를 구해서 전해 드린단다.
말은 쉽게들 하지만 어디 이웃 챙기기가 쉬운 일이던가.
세상이 험하고 어려워도 그래도 아직은 살만한 세상이라고 말할수 있다,
그런 그분의 마음씀에 감동되어 왼종일 몸은 좀 무거웠지만 기분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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