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행

눈이 올것이라는 일기 예보에도 미리 약속된 산행 일정이라  새벽을 달렸다.

수 시간을 달려 목적지가 가까워 짐에 따라 날씨가 예사롭지 않다.

 

한겨울 처럼 내리는 폭설에 조금은 걱정이 앞선다.

실은 겨울 장비도 갖추지 못한 체 가벼이 생각했던 것이다.

 

목적지에 도착해보니 눈이 20cm가 넘게 쌓여있다.

당황 스럽다. 예상치 못한 나의 큰 실수다.  

 

차 안에서의 기온이 영하 4ㅡ5도가 된다.

망설여 졌지만...

 

여기까지 와서 물러설수도 없어서 양말 두겹에 늘 신던 여름 장화를 신었다.

에효~~~바보다  이런 일이....

 

일단 산행을 감행키로하고 산엘 어느정도 오르니 슬슬 발이 시려오기시작한다.

손 역시 겨울 장갑을 준비 못한체 평소에 쓰던걸로..

 

아고고 서서히 손과발이 

시리다 못해 아려온다 .

 

예기치 못한 일이다 내 잘못이다.

다른 이들도 입장은 마찬가지다.

 

너무멀리 왔던터라 산행을 포기하기도 쉽지않다 .

혼자가 아니라서..

 

열심히 움직여 본다.

아이젠도 없이 오른 산은 그리 호락호락 하지 않았다.

 

미끄러워 움질일수도 없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서서히 발이 젖어온다,

 

발이 시려 도저히 견딜수가 없다.

에라 하산하자~~

 

추위와 미끄러움에...

 웬 초겨울에 그리도 미끄럼을 많이  탓으랴...

 

엉덩이에 얼음 덩어리가 붙어 떨어지질 않는다.

시린 손과 발은 감각조차 없다.

 

아래로 내려오는 길엔 아예 미끄럼을 타고 내려온다.

 

건너편 산에다 냅다 소릴 지른다.

하산~~하산~~

 

으아~~!!

근래에 들어 11월 초에 눈이 이리도 많이 온적은 드물다.

 

더군다나 산 골짜기엔 한 겨울이다.

겨우 내려와 감각도 없는 몸을 차에  실었다.

 

장화를 벗으니 양말이 물속이다.

장갑도 젖어서 뻣뻣이 얼어 붙어 있다.

 

캬~~!!!! 

무쟈게 춥다.

 

겨울도 오기전에 몸은 이미 얼었고.. ㅋ~~~~

아까부터 으슬으슬 한기가 온다.

 

그래도 참 다행이다.

감기약 엑기스를 몆개 준비 해간것이 큰 다행이다.

 

차 안이 따뜻해 지며 얼었던 몸도 좀 풀린다.

감기약 엑기스를 한봉지씩 뜯어 마신다.

 

그 덕인지 그나마 큰 몸살없이 하룻밤을 자고 나니 몸은 개운하다.

흐~~ 이맛에 산야초에 미치는가 보다.

 

약성이란 우리의땅에서 얻은 우리의 야초들이 얼마나 좋은지 ...

이런때에 더 많이 느끼게 된다.

 

함께 갔던 사람들도 나눠 마신 덕인지 괜찮다고 연락이 온다.

고마운 일이다.  

 

에효~~~~

혼이 난 요번 산행도 좋은 교훈이 된다.

 

                                                                           09.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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