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지닥나무는 팥꽃나무과 낙엽활엽관목이다. 줄기를 가만히 보면 3가지씩 갈라져 있다. 작살나무처럼. 하지만 재미난 것은 가지가 올라갈 수록 갈라지는 각도가 넓어지고 이내 벌어져 늘어지기도 하여 곧고 강직한 수형이 아닌 둥글고 부드러운 나무모양을 만들게 된다.
다른 봄의 꽃나무들처럼 꽃이 먼저 피는데 이른 곳에서는 이미 지난 2월부터 첫 개화를 시작한다. 꽃은 작고 긴 나팔같은 꽃송이들이 마치 우산살처럼 둥글게 모여 달리고 이런 꽃차례가 가지마다 가득 가득 달려 장관이다. 게다가 꽃이 벌어지기 전엔 긴 원통형의 아주 연한 노란빛의 봉오리였던 것이 점차 점차 꽃이 피어나면서 진하고 고운 샛 노란빛으로 변해간다.
서향처럼 향기가 좋으나 꽃이 노랗다고 하여 황서향이라 하기도 하고 삼지나무, 삼아나무 등의 이름도 있다.
삼지닥나무는 추운 곳만 아니라면 어디서든 잘 큰다. 씨앗을 뿌려도 휘묻이나 꺾꽂이를 하여도 그리 어렵지 않게 증식이 된다. 그렇게 해서 삼지닥나무 꽃나무 한 무리를 만들어 놓자. 작은 나무들로 이루어진 노란 꽃 숲도, 한 나무가 만들어 내는 조화도, 한 꽃차례가 보여주는 조화로움도, 한 꽃송이가 보여주는 균형도 모두 모두 그윽하고 아름답다.
저상(楮桑)이라고도 한다. 아시아가 원산지이고 산기슭의 양지쪽이나 밭둑에서 자란다. 높이는 3m에 달하고 작은 가지에 짧은 털이 있으나 곧 없어진다. 나무 껍질은 회갈색이다. 잎은 어긋나고 길이가 5∼20cm이며 달걀 모양 또는 긴 달걀 모양이고 끝 부분이 길고 뾰족하며 밑 부분은 둥글다. 잎 가장자리는 톱니가 있고 2∼3개로 깊게 패어 들어갔다. 앞면은 거칠고 뒷면에는 짧은 털이 있으나 곧 없어진다. 잎자루는 1∼2cm이고 꼬부라진 털이 있으나 점차 없어진다.
꽃은 암수한그루이고 봄에 잎과 같이 핀다. 수꽃이삭은 길이 1.5cm의 타원 모양이고 어린 가지 밑 부분에 달린다. 수꽃의 화피 조각과 수술은 각각 4개이다. 암꽃이삭은 둥글고 가지 윗부분의 잎겨드랑이에 달린다. 암꽃의 화피는 통 모양이고 끝이 2∼4개로 갈라진다. 씨방에 실 같은 암술대가 있다.
열매는 핵과이고 둥글며 10월에 붉은빛으로 익는다. 한방에서 열매를 양기부족·수종의 치료제로 쓴다. 어린 잎은 식용한다. 옛날에는 닥나무 껍질의 섬유로 저포(楮布)라는 베를 짰다. 닥나무를 종이 원료로 사용한 것은 고려시대부터인데 조선시대에 본격화되어 닥나무 재배를 장려하였다.
닥나무를 이용해 종이를 만들려면 먼저 줄기를 1∼2m 길이로 잘라 밀폐된 솥에 넣고 증기로 두 시간 정도 찐 다음 꺼내어 껍질을 벗긴다. 이것을 그대로 말린 것을 흑피(黑皮)라 하고, 흑피를 물에 불려서 표피를 긁어 벗긴 것을 백피(白皮)라 한다. 흑피는 하급지의 원료로 쓰이고 백피는 창호지·서류용지·지폐 등의 원료로 쓰인다. 한국·일본·대만·중국에 분포한다.
저실자는 간, 비, 신의 세가지 장부에 음기를 보하는 작용이 있는 약재이다. 주로 신장을 더욱 튼튼하게 하고 간에 음기를 더하여 열을 내려 주며 눈을 밝게 해준다. 신장의 기운이 약하여 허리와 관절이 아픈 증상이나 간이 허약하여 눈이 침침하고 통증이 있는 증상에는 간을 보하여 증상을 치료하며 두통과 현기증등에도 응용된다. 비장에 수분을 조절하는 기능을 강하시켜 수종을 치료하는에 양호한 효능을 나타낸다. 허하고 피로할 떄 눈이 잘 보이지 않는데, 눈에 무언가가 씌인 듯하거나, 발기부전,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붓는데 등에 쓴다. 한방에서는 몽화(夢花)라는 생약명으로 하는 귀한 약재였다.
닥나무의 열매를 저실(楮實)이라 하는데 이것을 한방에서는 양기부족·수종(水腫)의 치료에 쓰고 있다. 뿌리를 잘게 썰어 밥 먹기 전에 달여 먹으면 소갈(消渴)을 치료할 수 있다.
또한 나무껍질 속의 섬유를 뽑아내 창호지를 만드는데 이 창호지를 얻기 위해 닥나무를 심고 있으며 조선시대에는 닥나무 껍질로 만든 종이로 저화(楮貨)라는 돈을 만들어 쓰기도 했다.
동의보감’에 보면 ‘열매는 발기부전을 낫게 하고 힘줄과 뼈를 든든하게 하며 양기를 돕고 허약함을 보하며 허리와 무릎을 데워준다. 잎으로 달인 물에 목욕을 하면 가려움증이나 종기를 낫게 하며 살이 돋아나게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