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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남은 생은 덤" 마음부터 비웠죠
[중앙일보 고종관.안성식] '암, 싸우면 이길 수 있습니다!'
지난 2일 원자력병원. 중기 또는 말기 암에서 극적으로 살아난 19명의 완치 환자가 자리를 함께했다. 원자력의학원이 개원 42주년을 맞아 암 투병에서 장기 생존한 환자들을 초청, 흥겨운 잔치를 벌인 것. 암환자들은 위암.식도암.대장암.유방암.갑상선암.자궁경부암 등 다양했고, 치료효과가 떨어진다는 골육종과 폐암, 또 근육암.담도암.설암과 같은 드문 암도 있었다.
가장 오래전에 치료받은 환자는 나홍두(63.갑상선암)씨로 수술 시기는 1969년. 의료환경이 열악한 시대에 치료를 받았지만 지금은 격렬한 운동도 즐길 정도로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환자 대부분이 30~50대에 암에 걸려 어느덧 50~70대의 황혼을 맞고 있었지만 얼굴은 평균 나이보다 젊고 밝았다. 중학교 2학년 때 골육종 수술을 받고 암을 극복해 지금은 두 자녀의 엄마로 직장에 다니는 윤모(35)씨도 있었다. 암과의 싸움에서 이들이 승리할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일까.
# 긍정적이며 적극적인 삶
20년 전 암으로 위를 완전히 절제한 이병용(53)씨. 그는 비슷한 시기에 위암 수술을 받은 10여 명의 환우가 1년 사이 모두 세상을 뜨자 '결국 나도 곧 죽는구나'라고 절망했다. 그는 주변을 정리해 고향으로 내려갔다. 그리고'이제부턴 덤으로 산다'고 생각했다. 그러자 오히려 마음이 편해졌다고 한다.
암을 극복한 대부분의 환자가 이구동성으로 말하는 것은 '마음을 비우는 것'이었다.
갑상선 말기암을 이겨낸 정영자(63)씨는 암으로 고생했다는 것을 주변사람이 모를 정도로 잘 웃는다. 암에 걸리기 전보다 더 밝게 산다고 했다. 28년 전 부비동암으로 방사선치료를 받아 완치한 채윤병(67)씨도 "한 번도 죽는다고 생각한 적이 없다"며 "병을 고치려면 마음부터 고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음이 치료의 80%라고도 말했다.
원자력병원 홍석일 병원장은 "실제 낙천적이고 긍정적인 사람의 치료율이 훨씬 좋다"며 "이는 암세포와 싸우는 인체 면역력이 높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 운동은 매일 꾸준히
담도암으로 91년 수술을 받은 박상교(66)씨는 테니스 매니어다. 하루 세 시간씩 20년간 테니스를 즐기고 있다. "당시 수술한 의사가 생존율이 50%라고 하더군요. 입원실에서 병원 테니스장을 내려다보며 내가 다시 운동할 수 있을까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8시간이 넘는 대수술을 받고도 한 달 뒤에 테니스장에 나타났다.
참석자들은 모두 하루 최소 한두 시간씩 운동을 즐겼다. 격렬한 운동을 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속보, 조깅이 가장 많았다.
실제 미국 암학회에 따르면 운동은 대장암.유방암.전립선암 등을 직접 예방하고, 폐암과 위암은 면역력을 향상시킴으로써 간접 예방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원자력병원 일반외과 황대용 교수는 "국내에서도 운동량이 적을수록 대장암 발생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주 5시간 조깅 정도로도 대장암 위험을 50%까지 줄인다는 외국 논문이 있다"고 말했다.
# 암 관리는 건강한 습관에서
암 완치자들은 요란한 '비방'을 가지고 있지 않은 것도 특징이었다. 대신 매우 건강한 습관을 지니고 있었다. 예컨대 충분한 수면, 육류보다는 채소 중심의 식사, 금연과 금주, 연 1~2회 정기검진 등 지극히 평범하고 상식적인 생활을 하고 있었다.
87년 위암 수술을 받은 김홍수(76)씨는 "암에 걸리면 주변에서 '훈수'를 두는 사람이 많다"며 "이상한 비방에 속지 말고, 주치의의 지시를 잘 따르고, 조금만 이상하면 병원을 찾는 것이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원자력병원 일반외과 백남선 박사는 "암 발생의 70~80%가 생활습관과 스트레스 때문"이라며 " 담배를 끊고, 음식.운동.수면을 관리하면서, 스트레스를 줄이는 긍정적인 삶을 산다면 암도 무섭지 않다"고 말했다.
고종관 기자 kojokw@joongang.co.kr 사진=안성식 기자 ansesi@joongang.co.kr
*** 사례1(후두암)
술.담배 끊고 새벽마다 산책 과수원도 운영
유경효(71)씨 경찰관 정년을 3년 남겨놓은 1992년. 당시 경찰들을 상대로 강의를 하고 다녔던 유경효(전남 순천)씨는 자신이 쉰 목소리를 내는 것이 성대를 많이 사용했기 때문이라고만 생각했다.
하지만 그를 기다린 것은 후두암 말기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 결과였다. 그는 직업상 술과 담배에 절어 살던 지난날을 후회했다. 그리고 죽음의 예감과 함께 목소리를 잃는다는 사실에 절망했다. 수술 전 장례절차를 담은 유서까지 써놓았던 그는 수술 후 오뚝이처럼 죽음의 수렁에서 벗어났다. 오로지 '수술이 잘 됐다'는 의사의 말 한마디를 믿었고, '후두가 없으면 식도로 발성하면 된다'는 긍정적인 생각이 그를 살려낸 것이다.
" 술.담배를 완전히 끊고, 독학으로 식도발성법을 익혔습니다. 방사선 치료를 받는 6주간에도 '아~'소리만을 내려고 애를 썼지요. 시간만 나면 아내와 등을 대고 앉아 내가 신문을 읽으면 아내가 뜻을 파악하고 교정해 주는 식으로 말을 새로 배웠습니다. "그의 목소리는 기계음 같지만 정확하고, 힘이 있었다.
그의 하루는 새벽에 일어나 산책으로 시작된다. 40~50분 집 주변을 걸은 뒤 아침을 먹고, 곧장 농장으로 달려간다. 1000여 평 과수원에 빼곡히 심은 감나무.매실나무 등 유실수가 그를 기다린다. 가지치기, 거름과 비료 주기, 농약 살포가 모두 그의 몫이다.
그는 자신의 건강을 적극적인 삶의 태도 덕분이라고 강조한다. "내 목에는 기관지 호흡을 위해 구멍이 뚫려 있습니다. 그래도 개의치 않고 친구들과 어울려 대중탕에도 가고, 찜질방에도 갑니다. 말을 못한다고 뒤처져 있으면 매사에 자신감을 잃게 되지요." 그는 현재 초등학교와 고등학교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 사례2(갑상선암)
에어로빅 열심 두 시간도 거뜬 채소 많이 먹어
정영자(61)씨 "수술을 받고 몇 년 동안은 생활하기 힘들 정도로 힘이 없었지요. 신호등 앞에서 힘 없이 주저앉아 신호를 기다릴 정도였으니까요."
1981년 정영자(서울 도봉구)씨는 기운이 없고, 소화가 안 돼 동네 의원을 찾았다. 당시 의사는 혹시 소화기에 문제가 있지 않을까 의심해 큰 병원을 추천했다.
하지만 뜻밖에 원자력병원의 진단 결과는 갑상선암이었고, 그녀는 당일 입원을 해 화급히 수술을 받았다. 수술 일정을 지체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한 말기였던 것. 한동안 항암제 치료가 이어졌고, 수술 3년 뒤에는 재발을 억제하기 위해 방사선 치료도 받았다.
"건강에 자신이 없었지요. 두 아이의 엄마로서 가사를 돌보랴, 병원에 다니며 투병하랴 힘겨운 나날이 계속됐습니다."
그녀를 구한 것은 운동이었다. 지금 정씨는 하루 한두 시간씩 격한 에어로빅을 즐길 정도로 건강하다.
주치의로부터 운동을 하지 않으면 병을 극복할 수 없다는 말을 듣고 가까운 에어로빅 체육관을 찾은 것이다.
"처음에는 10분 이상 계속 운동을 하지 못했어요. 하지만 지금은 두 시간을 뛰어도 피곤한 줄 몰라요. 체중도 가장 많이 나갈 때는 60㎏이나 됐지만 지금의 53~54㎏을 10년 이상 유지하고 있습니다." 평일에는 매일 에어로빅 운동을 하고, 주말에는 남편과 중랑천 공원을 1시간 이상 빠르게 걷는다.
식사 역시 음식을 가리진 않지만 짠 것은 피한다. 채소를 좋아해 식탁에는 항상 푸성귀가 가득하다.
가족들도 그녀에겐 큰 힘이 됐다. 오랜 투병생활에도 짜증 한번 내지 않고 궂은일을 도맡아준 남편과 시장에 갈 때조차 꼭 동반할 정도로 엄마를 도와준 아이들이 정신적으로 위안이 됐다는 것이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