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을 튼튼하게 하는 냉이
우리 겨레와 가장 친근한 풀의 하나인 냉이 역시 본디부터 이땅에 자라던 식물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들어온 식물이다. 나생이, 나승구, 나잉개, 계심채, 정장채라고도 하며 한자로는 제채(薺菜)로 쓴다.
냉이는 온 세계에 널리 자라는 두해살이풀로 본디는 유럽에서 자라던 것이 농경활동에 따라 중국을 거쳐 우리 나라에 들어온 것으로 추측한다.
냉이는 흔한 봄나물로만 여기고 약초로는 별 것 아니라고 무시하기 쉽지만 냉이 만큼 뛰어난 약성을 지닌 식물도 흔치 않다.
냉이는 간을 튼튼하게 하고 눈을 밝게 하며 기운을 나게 하고 위를 튼튼하게 하며 소화를 잘 되게 하고 소변을 잘 나오게 하며 출혈을 멎게 하는데 매우 좋은 효력이 있는 약초이다.
이른 봄철 몸이 나른하고 기운이 없으며 밥맛이 없을 때 냉이를 잘게 썰어서 죽에 넣어 끓여 먹으면 곧 기력을 되찾을 수 있다. 냉이에는 단백질, 비타민, 회분, 섬유질, 탄수화물, 칼슘, 인 등의 영양성분이 골고루 들어 있는데 특히 단백질과 칼슘이 많이 들어 있다.
냉이를 한의학에서는 이질이나 설사, 출혈을 멎게 하는 약으로 많이 쓴다. 자궁출혈이나 토혈, 폐결핵으로 인한 각혈, 치질로 인한 출혈 등에는 냉이 80~100g을 물로 달여서 마시거나 약성이 남게 검게 태워서 먹으면 효험이 있다.
냉이는 눈을 밝게 하는데 매우 좋다. 줄기와 뿌리를 달여서 차 마시듯이 오래 먹으면 눈이 밝아지고 눈병에 잘 걸리지 않는다.
익상취편이라고 하여 눈꼬리부분에 군살이 생겨나서 자라는 데에는 냉이를 곱게 가루내어 눈에 넣는다.
눈이 까칠하고 통증이 약간 생기지만 며칠 지나면 통증이 없어지고 군살이 삭아 없어진다. 눈이 빨갛게 충혈되고 아프며 꺼칠꺼칠한 느낌이 들 때에는 냉이를 짓찧은 다음 곱게 걸러서 눈에 한방울씩 넣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오줌에 피가 섞여 나오거나 우유빛처럼 하얗게 나올 때에는 냉이 600g을 물로 달여서 하루 3~4번에 나누어 2~3개월 복용한다. 대개 일주일쯤 지나면 오줌빛깔이 맑아지기 시작하여 한두 달이면 치유가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