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수오의 효능

 

옛날 중국의 남쪽 지방에 하전아라는 사람이 살았다. 그는 몸이 몹시 허약하여 쉰여덟 살이 되도록 장가도 못 들고 혼자 살았다. 어느 날 집 뒤에 있는 산에 올라갔다가 이상하게 생긴 덩굴을 보았다. 두 그루의 덩굴이 서로 엉켜 마치 사랑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보였던 것이다. 그는 이 덩굴의 뿌리를 캐어 돌아와서 친구들한테 보였으나 아무도 그것이 무엇인지 몰랐다. 그는 그 뿌리를 옆에 두고 누웠다가 깜짝 잠이 들었다. 그런데 꿈속에 머리카락과 수염이 눈처럼 하얀 노인이 나타나서 그를 불렀다.

 

전아! 전아!" 그는 대답을 하여고 했지만 말이 나오지 않았다. 우물쭈물하고 있는 사이에 노인이 말했다. "네가 오늘 산에서 캔 뿌리는 선약이니 정성스럽게 먹도록 하여라." 하전아가 꿈에서 깨어보니 한밤중이었다. 이상한 꿈이다라고 생각하고 다시 잠이 들었다. 그런데 날이 밝을 때까지 같은 꿈을 세 번이나 꾸었다. 예사 꿈이 아니라고 생각한 그는 그 뿌리를 절구에 찧어서 가루 내어 먹었다. 한 달쯤을 먹고 나니 몸에 기운이 나고 머리가 맑아졌다. 다시 산에 올라가 그 덩굴의 뿌리를 많이 캐서 가루로 만들어 두고 1년을 더 먹었다. 그랬더니 허약하던 몸이 무쇠처럼 튼튼해지고 기운이 세졌다. 나이는 예순 살이 다 됐지만 머리카락이 까맣게 되고 얼굴이 젊은이같이 바뀌어 보는 사람마다 이상하게 여겼다.

그는 예순 살에 아내를 맞아 아들을 낳고 이름을 연수라고 지었다. 연수가 자라 어른이 되었을 때 그는 아들한테 그 신기한 약초 뿌리를 가르쳐 주었다. 세 식구는 산에 올라가 그 덩굴의 뿌리를 캐서 말려 가루 내어 날마다 열심히 먹었다. 아들 연수는 100살이 넘었는데도 머리카락이 까마귀처럼 검었고 하전아는 160살까지 살았다. 연수가 130살이 넘었어도 머리칼이 까맣다고 하여 사람들은 그를 하수오라 불렀다. 그의 성이 사씨이고 머리칼이 까마귀같이 까맣다는 뜻이다. 그 뒤로 사람들은 이들이 먹던 약초 뿌리를 하수오라고 불렀다.

 

하수오는 옛날부터 산삼과 견줄 만한 영약으로 알려져 있다. 하수오를 먹고 신선이 되었다거나 수백 년을 살았다거나 또는 하수오가 동자의 모습으로 둔갑하기도 한다는 얘기가 전해 온다.

 

하수오는 우리말로 큰조롱 또는 은조롱이라고 하며 황해도나 경상도 지방에서는 새박덩굴이라 부르기도 한다. 여러해살이 덩굴풀로 줄기는 1~3미터쯤 자라고 뿌리는 원기둥 혹은 저울추 모양으로 구슬처럼 이어져 달린다. 뿌리는 겉은 주런 빛이 도는 갈색이고 속은 흰 빛인데 단단하고 약간 특이한 냄새가 난다. 맛은 약간 쓰면서도 떫다. 잘 씹어 보면 밤맛, 고구마맛,배추뿌리맛이 섞여 있다.

 

재배한 것은 별로 효과가 없고 반드시 우리 땅에서 자란 야생 하수오라야 좋은 효험이 있다. 하수오는 신장기능을 튼튼하게 하여 정력을 높이고 머리칼을 검게 하며 오래 살게 하는 약초로 이름이 높다. 간장의 기능을 좋게 하여 피곤함을 없애고, 살결을 곱게 하며, 뻐와 근육을 튼튼하게 한다. 심장을 튼튼하게 하여 신경 쇠약이나 불면증 같은 데에도 효과가 있다. 조혈작용이 뛰어나 빈혈 치료에도 좋고 여성의 생리불순, 자궁염, 만성변비 등에도 두루두루 널리 쓰인다. 중국 사람들은 하수오를 인삼, 구기자와 함께 3대 명약으로 여긴다.

 

하수오는 약성이 온화하여 쓰임새가 넓다. 피를 토하거나 피를 많이 흘려 뇌빈혈이거나 여성이 아이를 많이 낳아 피가 부족할 때 ,갖가지 만성병으로 체력이 약해졌을 때에 좋다. 마음을 안정시키고 머리를 맑게 하므로 신경쇠약 치료에도 효험이 크다. 또 허리와 무릎을 튼튼하게 하고 신장 기능을 강화시키며 체력을 키워 준다. 오랜 병으로 몸이 약해졌을 때에나 허리와 무릎에 힘이 없을 때. 허리와 무릎이 시리고 아플 때 겨우살이나 속단 등과 같이 쓰면 좋다. 남성의 성 기능 감퇴, 조루, 유정등에도 효력이 있으며, 여성의 생리 불순을 치료하고 태아를 안정시킨다.

 

하수오는 부작용 없이 혈압을 낮추고 콜레스테롤이 간에 축적되는 것을 막는 작용을 한다.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데 현저한 효능이 있어 한 실험에 따르면 80퍼센트 이상이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하수오는 희어진 머리칼을 까맣게 하는데 특효가 있다. 야생 하수오 600그램을 잘게 썰어 좋은 토종꿀 속에 3개월쯤 담가 두었다가 한 번에 양껏 먹는다. 먹고 나면 대개 약효에 취해 쓰러져 몇 시간쯤 잠을 자게 되는데 이틀이나 사흘 동안 자는 사람도 있다. 깨어 나면 몸이 가벼워지고 힘이 솟으며 오래 지나지 않아 머리칼이 까맣게 자라 나온다. 이 방법으로 흰 머리칼이 까마귀처럼 된 사람이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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